중3 모솔 여자입니다.긴 글이지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초등학교는 폐교 직전의 학교를 나와서 남사친이랄 것 자체가 거의 없었고 중학교 올라와서는 남녀 분반인데다가 저희 학교가 여학생 비율이 많아요. 중 2 때까지 크게 연애 생각이 없었어서 연결고리가 없어요. 고백 해본 적도, 받은 적도 없어요.모솔이라, 연애에 자격지심이 있는 것 같아요. 연애를 너무 하고 싶어서 미치겠는데 박애주의자처럼 아무나 다 좋아요. 남들 다 연애 쉽게 하는데 저만 못하니까 생기는 상대적 박탈감인지, 정말 사랑을 하고 싶은 건지도 분간이 안 가고요. 짝남이 있긴 한데 걔를 좋아한다는 것이기보다는 걔랑 사귀는 제 모습을 기대하는 것 같아요. 그 애가 학교에서 키도 트고 꽤 인기도 많은 편이라 사귀고 싶다는 생각이 끊이지 않아요. 근데 또 저에게 다가오는 남자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바로 걔랑 연락할 것 같아요. 물론 아무리 마음에 안 드는 남자애여도 저를 좋아한다면 기분이 좋을 것 같아요.거기다가 반 친구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절 호의적으로 보고 제가 무리의 주인공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커요. 모두가 편하게 대하는, 편하게 장난을 거는 상대였으면 좋겠고요. 대부분의 이성이 저를 짝사랑했으면 좋겠어요.그냥 너무 외로운 것 같기도 해요. 남들과 자꾸 비교하면서 ‘내가 이 중에서 인맥이 가장 없네.‘ ‘나만 이 중에서 모솔이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자꾸 스스로에게 문제점을 찾고 작아지는 느낌이에요. 그러면서 제 외모, 성격 같은 것도 하나도 마음에 안 들고 계속 다시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만 들어요. 연애를 하려면 사랑받을만한 사람이 돼라라고 하던데, 저는 그걸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겠어요.사실 증상만 보면 제 정신 상태에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전 객관적으로 지극히 정상인이거든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친구들과 갈등을 빚은 적도, 절교하거나 싸운 적도 없고요. 적당히 두루두루 잘 지내는 편이고, 제 성격이 모난 부분이 있으면 절제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학교 교칙도 준수하면서, 애들과도 잘 어울리고, 새 친구도 주기적으로 사귀고, 화장이랑 패션에도 관심이 많아서 전에 비해 예뻐졌다는 소리도 자주 듣고요. 마른 편인데다, 집이 부유한 편이라 돈 걱정도 없고, 부모님이 항상 저에게 지극정성으로 돌봐주셔서 가정도 화목해요. 성적도 항상 평균 90점 후반대를 유지하고요. 취미도 많아서 책도 많이 읽고, 다이어리도 꾸미고, 운동도 하고, 노래도 듣고, 덕질도 하고, 주기적으로 외출도 하는데 이상하게 우울감이 안 사라져요. 저는 살면서 받은 것도 많고 남들에 비해 고민이 많을 환경이 아니라는 자각이 있어요. 저는 걱정할 자격이 없을 만큼 윤택한 삶을 사는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더욱 제 자신이 답답해요. 왜 이렇게 잡생각이 많고, 걱정도 많고, 왜 자꾸 우울감에 빠지는지, 부모님의 사랑이 부족했던 것도 아닌데 왜 자꾸 남들에게 애정을 바라는지, 왜 사람 사이에서 은근히 급을 나누며 행동하는지, 남들의 시선을 과하게 신경 쓰는지, 왜 밤마다 눈물을 글썽이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제 모습이 이해되지 않아요.이런 모습이 남들에게 보일까 두렵기도 해요. 남들이 이런 제 모습을 알아채고 멀리하거나, 뒤에서 씹고 있으면 어떡하죠? 제가 보지 않는 곳에서 제 평판이 박살나있거나, 평생 연애 한 번 못하면 어떡하죠? 연애를 한 번도 못 해서, 사회성이 떨어져보여서 고등학교에 올라가서 친구 하나 없이 지낸다거나,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해서 대학교도 제대로 기지 못한다거나, 취업시장 악화로 취업이 불가능해지거나...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절 괴롭혀요. 그럴 때마다 저보다 부족한 애들과 비교하며 자존감을 채우는 것도 힘들어요. 습관처럼 자리 잡은 성격이라 막상 저보다 부족한 사람이 없으면 너무 불안하고 저만 낙오자가 된 것 같아요.이게 애정결핍일까요? 아니면 다른 병명이라던가 증상이 있는 걸까요? 병원에 가야할까요? 병원에서도 치료가 안 되면, 성장기가 끝나고 성인이 되도 그대로면 전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제가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취업을 하고, 제가 꿈꾸던 미래를 맞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냥 모든 게 너무 두려워요.이게 애정결핍인지 뭔지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사실 다들 이렇게 사는 건가요? 제가 혼자 괴롭다고 착각하는 건가요? 오히려 남들이 보기에 제가 재수 없는 고민을 하는 걸까 두려워 남들에게 상담하지 못하겠어요. 이게 사람 사는 게 맞나요?